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탈당 선언을 한 뒤 중도 실용 정당 창당을 선언한 안철수 전 의원과 재결합을 할까. 유 위원장이 안 전 의원과의 회동 가능성을 시사해 이들의 재결합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 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단·주요 당직자 확대 연석회의가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의원을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해 본 바 없지만 정치인들 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현재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가 수월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 위원장이 안 전 의원을 활용하는 제3의 길 행보에 나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 의원은 지난 3일에도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에 "환영한다"며 "2년 전 이 자리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개혁보수와 실용 중도가 힘 합쳐서 잘 해보자'는 그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하며 안 전 의원의 거취에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변수는 노선이다. 이미 바른미래당 시절부터 안 전 의원은 중도 실용을, 유 위원장은 개혁적 보수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둘이 재차 결합한다면 이념 투쟁으로 자칫 당이 또 갈라설 수 있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중도노선을 강조하던 당권파와 호남계, 개혁적 보수를 강조했던 유승민계는 출범 초기부터 탈당을 하던 시기까지 지속적인 이념 갈등을 빚어왔다. 유 위원장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던 당시에도 이러한 이념 투쟁의 과정으로 인해 당이 사분오열된 점을 인정했다.
유승민계 의원들은 지난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면서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안 전 의원 역시 창당 선언을 했지만 당장의 정치적 세력화보다 자신이 어떠한 내용들을 외국에 체류하며 준비해왔는지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만큼 유 위원장과의 재결합이 진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특히 안 전 의원은 총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장의 세몰이보다 정책과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겠다는 취지다.
안 전 의원은 지난 22일 "무엇을 하겠다는 말이 먼저"라면서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먼저 해야 형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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