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사이버풍문이나 대량문자 등으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되는 16개 종목에 대해 ‘투자 유의 안내’를 발동했다고 밝혔다. 투자 유의 안내는 시장 및 투자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발동하는 조치다.
지난 20일 이후 우한 폐렴 감염자가 전 세계 각지에서 급증하고 한국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하자 일부 마스크 제조업체 및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거래소는 주가가 급등한 종목 가운데 소수계좌 거래 집중 여부 등을 평가해 단계별로 조회공시요구·투자주의·투자경고 등 시장조치를 취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시장경보 대상이 된 진원생명과학, 진양제약 등 16개 종목은 20일부터 29일까지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65.83%에 달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진원생명과학, 모나리자 등 5개 종목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케이엠제약, 바디텍메드 등 11개 종목이 시장경보를 받았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자 코스닥 상장사 오공에서는 회사 대표가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매도하는 일도 발생했다.
거래소는 일부 투기세력이 온라인 증권게시판이나 대량문자 등을 통해 매수를 유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테마주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징후가 있는 종목에 대해 감사·심리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관련 기관에 통보하겠다”고 설명했다.
의약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제조업은 시장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특정 업체가 단기간에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루기 어렵다”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2015년에도 제약 및 의료용품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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