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증(무비자)으로 제주를 관광한 50대 중국인 여성 A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전해지자 제주도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에서 무증상 중국인과 접촉한 독일인이 우한 폐렴에 감염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제주도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한 긴급종합점검회의를 열고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중국인 제주도 무비자 일시 중지 △질병관리본부 사례 관리 시 잠복기 해당자 포함 등 세 가지 사안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A 씨는 지난달 21일 가족과 함께 중국 양저우에서 춘추항공을 이용해 제주공항에 입국했다. 무사증으로 입국한 A 씨와 가족들은 4박5일간 제주 여행을 마치고 25일 중국 양저우로 돌아갔다.
A 씨는 중국 도착 다음 날인 26일 발열 증상으로 양저우에서 격리됐고, 3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의 확진 사실은 중국 춘추항공사가 제주지방항공청에 알리면서 확인됐다.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의 확진 사실을 통보 받은 직후, 질병관리본부와 연락을 취했고, "증상 발현 이전이면 관리대상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받았다.
이와 별도로 제주도는 자체적으로 확진자의 딸과 전화 통화를 시도한 끝에 제주 체류 시 일정을 확인하고, A 씨가 체류했던 숙소로 역학조사반을 보내 CCTV를 확인한 결과 밀접접촉자 5명의 신원을 파악해 '집중 관찰 대상'으로 분류해 자가 격리 조치했다.
이때 '집중 관찰 대상'은 질병관리본부의 지침과는 별개로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만든 용어다.
현재까지 도의 확인 결과 A 씨의 딸은 "확진자와 딸 외에는 밀접 접촉자가 없다"고 말했지만 도에서는 24일~25일 동선 상 방문 장소인 숙소, 커피숍, 식당, 이동수단 등을 대상으로 CCTV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중앙 본부 방침과 관계없이 확인 가능한 동선을 적극 추적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하고, 의학계에서 논란이 되는 위험 잠복기 감염 한계선을 고려해 관리 대상자의 특정을 추진 중이라는 설명이다.
2일 원희룡 지사는 "질병관리본부 사례 정의의 범위가 너무 좁아 중국인 관광객 접촉자에 대한 검사와 증상발현 이전 잠복기 때 대상자의 동선 및 접촉자 파악 제외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발생 가능한 검사대상자, 동선 접촉자 파악 대상의 업무부담을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추가 중국인 입국자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중국인 입국 일시 금지 조치를 조속히 취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원 지사는 또 "이미 제주도가 건의한 바 있는 중국인 대상 무비자 일시 중지 조치도 조속히 취해달라"면서 "질병본부에 대해 사례정의 및 동선 접촉자 파악 대상을 잠복기 기간도 포함, 운용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의 설인 춘제(1월24~30일) 기간 동안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이 1만명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주 지역사회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무사증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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