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KDB넥스트라운드를 담당하는 넥스트라운드실 내 보직으로 벤처캐피털 전문 데스크를 싱가포르에 신설하고 팀장급 인력을 파견했다. 넥스트라운드는 2016년 8월 만들어진 벤처투자 투자설명회(IR) 플랫폼이다. 약 4년간 300회 넘는 국내외 IR을 열어 1200여 개 기업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IR을 통해 기업이 유치한 투자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데스크 신설의 목표는 한국의 벤처투자 영역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하는 데 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 투자하는 ‘아웃바운드’와 해외 투자자가 국내 기업 등에 투자하는 ‘인바운드’를 가리지 않고 한국과 인도, 동남아 간 벤처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스페셜라운드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해외 지점은 많지만 벤처캐피털 전담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지 유망기업을 벤처캐피털들에 소개하는 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장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손’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의 본거지로 최근 아시아 벤처투자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고젝(Gojek), 그랩(GRAB) 등 동남아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넘어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웃도는 ‘데카콘’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거의 모든 자본 거래가 싱가포르를 통한다”며 “인도를 포함해 동남아 지역 벤처기업 투자를 위한 교두보로서 중요한 투자정보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