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중국 우한 총영사관의 이광호 부총영사와 정다운 영사에게 전화를 걸어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정 영사는 우한 교민을 전세기에 태워 보낸 뒤 '펑펑 울었다'는 소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이 총영사, 정 영사와 약 20여분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총영사관 직원 모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 대통령인 나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도 모두 감동하고 있다"며 "화물기 운항 시에 현지에서 필요한 물품들이 공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정부 외교 실책을 덮기 위해 우한 영사 사연을 부각시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초 정부는 이틀에 걸쳐 전세기 4편을 운항해 우한 교민을 수송하려 했지만 중국 당국이 2편만 허가했고, 그나마도 야간 운항만 허락해 시간이 지연됐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오전 1시쯤 교민들에게 "오전 10시 45분까지 우한 공항 톨게이트로 집결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긴급 공지를 했다.
출발 시각이 늦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출발 날짜가 자체가 미뤄지는 것인지 정확한 상황이 알려지지 않아 교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중국 정부와 제대로 합의도 안 된 상태에서 정부가 전세기 운항을 성급하게 발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우한 교민 수송 전세기 운항 차질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그간 미국과 등져가며 친중 정부를 자임해왔는데, 그 결과가 이것 밖에 안되나?"라며 "중국 공항에 활주로가 부족한 것도 아니고, 중국 당국의 처사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진정 줏대 있고 당당한 외교를 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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