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새 주인 맞는 아시아나 ABS 가격도 반전

입력 2020-02-04 17:10   수정 2020-02-05 03:41

마켓인사이트 2월 4일 오후 2시 19분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가격이 상승세다. 새 주인이 확정되고 나서 최근 두 달여간 최고 5% 가까이 상승했다.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대 주주 변경으로 원리금 상환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ABS 중 가장 장내 거래가 활발한 ‘색동이제22차1-16호(색동이16호)’의 평균 매매가격은 3일 기준 1만750원이었다. 지난달 23일에는 1만9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HDC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획 발표 직전 시세인 1만400원 수준에서 3~5% 오른 가격이다.

2018년 10월 발행한 색동이16호는 2022년 10월까지 액면 1만원당 연 690원(6.9%)의 이자를 지급하는 증권이다. 역시 잔존만기가 2년 안팎이고 연 6%대 이자를 지급하는 색동이제22차1-13호, 색동이제22차1-14호 등도 최근 두 달 동안 3~5%의 평가차익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장래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색동이’ 시리즈 ABS를 발행해 영업자금으로 쓰고 있다. ABS의 미상환 잔액은 70여 종 7100억여원이다. ABS 신용등급은 회사보다 두 단계 높은 ‘BBB+’다.

일부 아시아나항공 ABS 가격은 작년 3월 액면가에도 못 미치는 9900원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작년 3월 22일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으면서 원리금 상환 불확실성이 높아졌던 탓이다. 한 금융회사의 채권운용역은 “우량 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덕분에 상황이 급반전했다”며 “일반회사채 공모도 가능할 만큼 시장의 불안이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7년 10월을 끝으로 일반회사채를 공모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BBB-’ 신용등급의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새 최대 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작년 12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4월 1조4665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체력 강화 의지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9월 말 기준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최대 주주 변경 덕에 자본시장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조달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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