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04일(09: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 때 법정관리까지 가며 존폐 위기에 몰렸던 동부건설이 부활의 날개를 펴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5년8개월 만에 투자적격등급으로 평가받으며 암흑기를 벗어났음을 증명했다. 사모펀드 운용사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를 새 주인으로 맞은 뒤 실적과 재무구조를 개선해가며 이전의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일 동부건설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신규 평가했다.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덟 번째 등급이다. 이 회사가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것은 2014년 6월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진 이후 5년8개월 만이다.
동부건설은 6년 전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적 부담 확대로 신용등급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동부그룹의 자구안마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투기등급 기업으로 전락한 여파가 컸다. 이 회사는 순식간에 닥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5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신용등급은 BB+로 떨어진 지 반년 만에 9단계 추락하며 디폴트 등급(D)이 됐다.
문을 닫을 뻔한 상황에 놓였던 동부건설은 2016년 키스톤 PE에 인수된 뒤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키스톤 PE는 당시 경영권 획득 과정에서 동부건설이 발행한 신주를 대거 인수해 이 회사에 1236억원을 수혈했다. 숨을 돌린 동부건설은 다시 본업에 집중하며 수주 규모를 늘리기 시작했다. 2015년 35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이듬해인 2016년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 이후 약 3년간 지속된 국내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꾸준히 이익규모를 늘려갔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다소 위축됐음에도 54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6년 585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던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1조1554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회사는 꾸준히 현금을 벌어들이면서 DB하이텍 지분을 비롯한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 부담도 크게 줄이고 있다. 2015년 말 614%에 달했던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112%로 떨어졌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동부건설은 법정관리 종료 이후 지속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외형 성장과 함께 이익을 늘리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 수준의 재무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