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롯데면세점 서울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퍼지면서 고가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포진한 12층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인기 화장품 브랜드 '후'와 '설화수' 앞에서도 여느 때와 같은 대기열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방문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매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한 폐렴 확산 속 중국인이 주 고객인 면세점 업계가 떨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비춰 단기 실적 성장 정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면세점은 4일부터 서울과 부산 시내 점포 영업시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 서울·부산 시내면세점 오늘부터 '단축영업'
면세점 업계는 이날부터 서울과 부산 시내 점포 영업시간을 단축한다.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다.
롯데면세점은 이날부터 서울 명동 본점·월드타워점·코엑스점과 부산점 등 시내 면세점 4곳의 영업시간을 약 2시간 단축한다고 3일 밝혔다.
정상 영업 시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은 오후 9시,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은 오후 8시 30분에 문을 닫았다. 부산점은 요일별로 오후 8시 또는 8시 30분까지 영업을 했으나 이번 조정으로 모두 폐점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조정했다.
신세계면세점도 4일부터 시내면세점 폐점시간을 오후 6시30분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서울 명동점과 강남점의 정상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30분이었고, 부산점은 오전 9시30분∼오후 8시였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폐점시간을 오후 8시30분에서 오후 6시30분까지로 조정했다.
앞서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제주점,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우한 폐렴 확진자의 방문을 확인한 직후 휴업에 들어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일 매출 규모는 약 90억원으로, 임시휴업일 하루당 약 10억원 이상 손해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지난해 외국인 매출 20조 돌파한 韓면세점…올해는?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30% 넘게 성장하며 25조원 가까이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우한 폐렴 사태가 불거진 만큼 면세점 업계 안팎에서는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주요 고객인 따이궁(중국인 보따리상)의 복귀가 지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외국인 제주 입도객이 하루 4000명에서 2000명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관련) 타격은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면세점 시장은 중국 내 화장품 소비와 연관이 크다"면서 "중국이 '재난 단계'에 진입한 만큼 관련 수요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임시 휴업 종료일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영업 재개 후에도 당분간은 중국 내 물류 마비, 경제활동 둔화 등으로 중국 따이궁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주말(2월 1~2일) 롯데면세점의 서울 시내 점포(본점·잠실점·코엑스점) 매출은 평소보다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기간을 9일까지로 추가 연장하면서 당초 이번주 중으로 예상되던 따이궁의 국내 재방문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은 우한 폐렴 관련 불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는 여전히 국내 면세점 산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많다.
이지영 연구원은 "우한 폐렴 사태가 일단락된 후에는 이연수요가 발생할 전망이고,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 해제, 중국인 인바운드 증가 등의 기대감도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24조85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1.1% 급증한 수치다. 특히 외국인 매출이 83%에 달해 20조8129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업계에서는 이 같은 매출 성장을 이끈 주역이 매출의 65% 가량을 차지하는 따이궁으로 꼽는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우한 폐렴' 생활감염 예방법
KF80 이상 마스크 쓰고…꼼꼼히 손 씻어 '간접 접촉 전파' 막아야
기침할 때 옷소매로 코·입 가리고
불필요한 병원 방문 최대한 자제
감염 의심되면 1339로 신고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차, 3차 감염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철저한 감염 예방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등에 떠도는 잘못된 정보는 걸러내고 과학에 근거한 예방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기침할 때 휴지나 손수건보다는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는 것을 권고한다. 질본 관계자는 “휴지나 손수건은 잘 쓰지 않으면 침방울이 샐 수 있고 평소 휴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옷소매로 가리는 것”이라고 했다.
입에서 침방울이 분출되는 것을 막는 게 기침예절의 핵심이다. 기침을 하면 반경 2m까지 작은 침방울이 확산돼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가 재채기를 하면 바이러스가 있는 침방울이 눈, 코, 입, 피부에 묻을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눈, 코, 입의 점막에 붙으면 감염이 시작된다”고 했다.
손씻기는 간접 접촉 전파를 막는 데 필수다.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중간에 사물을 거쳐 전파되는 것을 간접 접촉 전파라고 한다. 김 교수는 “손잡이, 의자, 컴퓨터 등 주변 사물에 바이러스로 오염된 침방울이 묻어 있을 수 있다”며 “침방울이 묻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면 감염되는 것”이라고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적시고 비누로 30초 이상 손바닥, 손등, 손톱 밑, 손가락 사이를 비비며 씻어야 한다. 물로 씻기 어려울 때는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알코올 세정제를 들고 다니며 손을 소독해야 한다.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능하면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데 마스크를 올바로 착용해야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면으로 된 마스크보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0.6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는 KF80 마스크면 충분하다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KF94, KF99 등은 KF80보다 더 작은 미세입자를 잘 차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법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기 얼굴 크기에 맞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콧대 부분을 잘 조정해 얼굴과 마스크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출 시 착용했다가 실내에 들어와 벗었다면 재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타인과 대화하다가 상대방이나 자신의 침이 마스크에 많이 튀었다면 새것으로 교체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감염병 예방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 병문안 등 불필요한 병원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으로 보도된 장소를 다녀온 뒤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질본 콜센터(1339)나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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