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文대통령, 울산시장 선거부정 기소에 입장 밝혀달라"

입력 2020-02-04 10:30   수정 2020-02-04 10:32


자유한국당 소속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4일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황운하 전 울산시장경찰청장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발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13명 기소로 확인된 청와대의 선거 공작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을 밝혀달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검찰이 상대적으로 짧은 수사 기간 동안 당사자와 현 정권 실세들의 각종 수사 방해, 특히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대학살 인사 등 온갖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송철호 현 울산시장과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열세 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면서 "이로써 2018년 울산시장 선거 과정에서 청와대의 기획과 조직적인 불법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유력해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통령의 30년 지기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경찰을 동원해 하명수사를 지시하고 당시 야당 소속의 시장이면서 재출마가 예정된 사람을 선거 직전까지 먼지털기식으로 끊임없이 흠집을 내게 만들었다"면서 "정무수석실은 여당 내 경쟁 후보에 대한 사퇴를 종용하고 균형발전 비서관실은 공약을 지원한 혐의가 검찰 기소 내용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총체적 범행이 자행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인지나 직간접적 관여가 없었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기초한 상식이다"라며 "문 대통령은 본인의 책임과 관여 여부를 떠나서 우선, 청와대가 이런 일로 수사와 기소를 당한 것 자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소상한 사건의 내용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계속 수사를 통해 최고 책임자가 누군지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며 "이 사건은 열세 명의 기소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달 30일 소환조사를 받았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당장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돼 있지만 검찰 설명으로는 총선에 미칠 영향으로 판단을 유보한 것이지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은 늘 가장 큰 소원이 송철호의 당선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철호 변호사를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불법 선거 개입 사건에서 누가 그 윗선인지 검찰은 계속적인 수사로 반드시 밝혀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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