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예술가, 아시안 최초로 슈퍼볼 수어통역…"정작 방송 안 탔다" 지적에 갑론을박

입력 2020-02-04 13:26   수정 2020-02-04 13:29

[02월 04일(13:26) '모바일한경'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바일한경 기사 더보기 ▶



(선한결 국제부 기자)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선 자국내 연례 최대 스포츠 행사가 열렸습니다.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경기입니다. 올해 슈퍼볼에선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맞붙었습니다. 이날 경기 시청자 수가 1억200만명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미국 인구가 3억2950만여명이니 세 명 중 한 명 꼴로 슈퍼볼 경기를 본 셈입니다.

매년 슈퍼볼 경기는 미국 국가 제창식과 함께 열리는데요. 이날 국가 제창식엔 한국계 청각장애인 예술가 크리스틴 선 킴이 수어(수화) 통역사로 참여했습니다.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입니다. 이날 경기가 열린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의 50야드 라인에서 팝가수 데미 로바토와 욜란다 아담스가 노래를 불렀고, 킴은 40야드 라인에 서서 노래 가사를 수어로 표현했다고 하네요.

킴은 NFL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는데요. 그는 선천성 청각장애인으로 그간 소리와 침묵에 관한 작품을 여럿 선보였습니다. 2016년엔 서울시립미술관과 하나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SeMA-하나 미디어아트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NFL은 30년 넘게 슈퍼볼 개막식에 꾸준히 청각장애인을 세우고 있습니다. 미국 광고업계에서 위상이 높은 슈퍼볼 광고들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함께 내보냅니다. 등의 노력 덕분입니다. 2008년 청각장애인 민권 변호사인 알렉시스 카샤르가 청각장애인은 슈퍼볼 광고를 보기 힘들다고 지적하자 NFL에 자막을 넣어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후 수년만에 거의 모든 슈퍼볼 광고가 자막을 함께 내보냈고요.

킴은 이번 슈퍼볼에 수어 통역사로 참여한 소감을 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칼럼 형식으로 기고했습니다. 그는 “실은 다소 주저하며 NFL의 초대에 응했다”며 “청각장애인으로 사는 것은 정치적인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장애인들은 고용 단절, 보건서비스 제약 등 각종 제약을 겪는다”며 “특히 유색인종에겐 이런 불평등과 부담이 더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가 제창식 참여를 앞두고 청각장애로 인해 경찰의 지시를 곧바로 듣지 못해 경찰들로부터 구타당한 이들 등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킴은 이번 공연을 두고 아쉬운 점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가 수어 통역을 하는 모습이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에는 송출된 반면 TV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방송 화면엔 나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킴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통역이 방송에 나가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칼럼을 놓고 소셜미디어 등에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습니다. NYT 공식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존B라는 필명을 쓴 네티즌은 “미국 국가와 ‘아름다운 미국’ 노래 가사는 널리 알려져 있고, 모르는 사람도 쉽게 가사 내용을 구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엔 수어 통역이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제인 헌트라는 네티즌은 “미국은 공식적 언어를 따로 두지 않은 국가”라며 “수어를 방송에 함께 내보내면 ‘모두가 함께하는 나라’라는 메시지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댓글을 올렸습니다.

NFL은 아직 킴의 칼럼에 대해 따로 논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내년엔 슈퍼볼 중계 화면에 수어 통역 화면이 늘어나는 계기가 될 지 궁금해지네요. (끝)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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