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은 지난해 4분기 507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고, 연간으로는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5일 발표했다. 기존 최고 실적이던 2018년(3조1567억원)보다 7.8% 증가했다. 6일 실적을 발표하는 KB금융그룹과 비교하면 소폭 앞선 수준인 것으로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 주목받는 부분은 2018년 ‘새 식구’가 된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와 아시아신탁 편입 효과다. 오렌지라이프는 지난해 1분기부터, 아시아신탁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신한금융 실적에 본격 반영됐다. 사실상 이번이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을 시행한 이후 첫 성적표다. 오렌지라이프는 2715억원, 아시아신탁은 17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분율 등을 감안해 신한금융에 보탠 순이익은 총 1843억원이다. 당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새로운 수익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도 돋보였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한 3979억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방면에서 이익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서울시금고 관련 비용과 희망퇴직 비용 등의 출혈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순이익 마진은 1.46%로 작년 말(1.61%)보다 떨어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추락은 옥에 티로 꼽혔다. 신한금투는 전년 대비 12.1% 감소한 220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주식시장이 움츠러든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은 508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 감소한 수준이다.
신한금융 안팎에선 신한금투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신한금투에 6600억원을 출자하고도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를 추진하지 못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신한금투는 라임 관련 충당금 565억원을 쌓았다. 이대로면 올해 사업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많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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