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인 KCGI는 한진칼과 한진의 이사회에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 때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해 실시할 수 있도록 결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5일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건설과 '3자 연대'를 공식 발표한 뒤 한진칼에 제시한 첫 공식 요구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7.29%를 보유한 2대주주다. 조 전 부사장과 반도건설은 각각 6.49%와 8.20%를 보유하고 있다.
KCGI는 "주주들의 주총 참여를 독려하고, 주총 관련 업무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주주와 회사에 대한 의무를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자투표는 주주들이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전자적인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상법 제368조의4에 따르면 이사회의 결의로 주주가 총회에 출석하지 않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CGI의 전자투표 도입 요청은 1년 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작년 2월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KCGI는 "당시 한진 측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요구를 묵살했다"고 전했다.
KCGI, 조 전 부사장, 반도건설 측은 지난달 31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3월 주총에서 기존 조원태 회장 중심의 경영 체제에 반기를 들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선 개선될 수 없다"며 "한진칼의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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