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은 9일 확인된 국내 25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인 한국인 여성(73)은 중국 광둥성에서 입국한 며느리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역학조사 중이지만, 일단은 가족 내 전파로 추정한다"며 이 같이 전했다.
이날 확진자로 확인된 25번째 환자는 우한 폐렴 확진자 중 국내에서는 최고령 환자다. 25번 환자는 지난 6일께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진료소에서 바이러스 검사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는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25번 환자는 중국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대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중국 광둥성을 방문한 아들과 며느리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광둥성은 중국 내에서 후베이성 다음으로 가장 많은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광둥성(8일 기준)에서는 1075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정 본부장은 "4일 며느리분이 호흡기(기침) 증상이 먼저 발생했기 때문에 먼저 발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상세한 사항은 가족의 동선이나 귀국 후의 접촉력 등을 파악해 정확한 감염경로와 감염원이 나오면 상세하게 말씀을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5번 환자의 며느리와 아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체를 채취했다. 바이러스 검사는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수행한다. 1차 결과는 이날 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보건 당국은 중국발 입국자 관리를 후베이성 중심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춘절(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 중국 내 인구 이동이 예정돼 있어 발병 사례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 내에서 지역 간, 지역 내 전파 양상을 계속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중국 여행력이나 다른 연결 고리가 없는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며칠간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을 다녀온 분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협조"라면서 "(중국 방문자는) 가능한 2주 내에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대외활동은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며 증상이 생기면 선별진료소를 찾아 감별진단과 확진검사를 받아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우한 폐렴 확진자 1명이 추가로 완치돼 퇴원, 국내 퇴원 환자는 총 3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4번 환자가 이날 오전 9시께 퇴원했다. 55세 한국인 남성인 4번 환자는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귀국한 후 27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분당서울대병원에 입원해 14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환자는 모든 증상이 소실돼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우한 폐렴 환자는 증상이 사라진 뒤 24시간 간격으로 진행된 2번의 실시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음성이 나올 경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퇴원할 수 있다.
앞서 55세 한국인 남성인 2번 환자와 35세 중국인 여성인 1번 환자는 각각 지난 5일과 6일에 퇴원했다.
우한 폐렴 의심 증상으로 검사가 진행 중인 사람은 총 960명이다. 전날보다 21명 증가했다. 의심 환자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중이다. 이는 방역당국이 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정의하는 '사례정의'를 확대하고, 검사 가능 기관을 늘린 영향이다.
현재는 중국을 방문한 후 14일 이내에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중국이 아니더라도 우한 폐렴이 유행하는 국가를 다녀온 경우라면 의사 소견에 따라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를 기준으로 하루 2차례(오전 10시·오후 5시)에 걸쳐 우한 폐렴 환자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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