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시작된 중국 우한(武漢)의 실태를 고발한 시민기자 천추스(34)가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CNN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당국 대응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가 지난 6일 저녁부터 친구와 가족들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천추스가 강제 격리에 들어갔다고 통보했지만 언제, 어디로 격리된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추스의 친구이자 유명 무술인인 쉬샤오둥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천추스가 격리라는 이름으로 구금됐다고 당국이 부모에게 알려왔으며 천추스의 모친이 '언제 어디로 간 것이냐'고 물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고 알렸다.
천추스는 중국 동북부 칭다오 지역 출신이다. 그는 1월 24일 봉쇄령이 내려진 직후 우한에 도착해 병원과 장례식장, 임시 격리병동 등을 돌아보고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며 실상을 알렸다.
천추스는 1월 30일 올린 영상에서 "무섭다. 내 앞에는 바이러스가 있고 내 뒤에는 공안이 있다"며 "살아있는 한 여기서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 내가 왜 공산당을 두려워해야 하나"라고 했다.
천추스의 어머니는 아들의 트위터 계정에 영상을 올리며 아들을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천추스의 어머니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어머니의 영상은 천추스의 친구가 천추스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다.
CNN은 "의사 리원량의 사망으로 거센 분노와 비판이 인 상황에서 천추스의 실종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처음으로 경고했던 중국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중국 전역에서는 그를 "의로운 내부고발자"라고 부르며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리원량의 죽음이 시진핑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학자들은 당국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의 탕이밍(唐翼明) 국학원 원장과 동료 교수들은 "(리원량과 그의 동료 의사들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을 알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침해당하고 말았다"며 "정부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들 내부 고발자에게 제기된 혐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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