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다."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이같이 전망했다.
미국 CNN은 영어로 제작되지 않은 외국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 기록을 '기생충'이 깰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 LA타임스 등 또한 '기생충' 수상을 점치는 기사를 실었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수상에 그쳤다. 작품상은 '그린북'이 차지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로마'의 작품상 불발은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였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대해서는 넷플릭스 영화가 아니며, 제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기에 '로마' 보다 아카데미 수상에 유리하다고 점쳤다.
이 영화는 전 세계 1억 6000만달러(미국 3000만 달러)의 흥행실적을 올라는 '파란'을 기록한 바 있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각본·편집·미술·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기생충이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 101년 한국 영화 역사도 다시 쓰게 된다. 또 어떤 상을 받느냐에 따라 92년 아카데미상 역사도 바꾸게 된다.
이 중에서도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수상은 당연하다는 분위기이며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작품상에는 총 9편이 후보에 올랐지만 '기생충'과 '1917'의 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외국어 영화로는 역대 11번째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기생충'이 수상에 성공하면 아카데미 역사상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타는 첫 사례가 된다.
국내 영화 전문가들은 '기생충'이 2개 혹은 3개 정도 받을 것으로 관측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 이외에 작품상이나 감독상 중 하나, 각본·미술·편집상 가운데 하나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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