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첫 확진 환자가 나온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다"며 정부의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대처에 정치권과 언론이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박 시장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SNS)에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님과 성동구의 선별 진료소를 방문했다"며 "그 자리에서 저는 '메르스 때 학습 효과가 있어서 훨씬 더 잘하고 있다, 과거 정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고 썼다.
이어 "2015년 메르스 사태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당시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무능했었는지 누구보다도 낱낱이 증언할 수 있다"며 "메르스 첫 확진 환자가 나온 지 6일 후에야 대통령 대면보고가 이뤄졌고 메르스로 감염된 병원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박 시장은 "늑장대처로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사망자를 키웠으면서도 당시 황교안 총리는 '초동 단계에서 한두 명의 환자가 생겼다고 장관이나 총리가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던 사실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메르스 사태에서 큰 교훈을 얻었다"며 "5년 만에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에 직면했을 때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신속하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며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때보다 잘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놓고 '감염병을 앞에 두고 정치한다'며 비판한 한 언론의 사설도 언급했다. 그는 "그때는 온 국민이 함께 국난을 극복하자더니 지금은 왜 그런 기사를 안 쓰나"라며 "누가 더 감염병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싶은 것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불안과 공포를 자극해 혐오를 부추기고 정쟁에만 관심을 쏟는 일부 야당과 언론의 태도는 사회를 분열시키기만 한다"며 "감염병 확산 방지에 진보와 보수, 중앙과 지방정부가 따로 있겠나"라고 물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3층 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지원 분야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는 만큼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대응책을 점검했다.
그는 "그동안 방역에 중점을 뒀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이제는 생존문제, 민생문제가 중점이 될 것"이라며 "자영업자 문제 등 종합대책을 중점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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