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차기 대표도 함께 선임
우리금융 이사회는 11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어 곧바로 은행 이사회를 통해 최종 후보를 차기 행장으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임기는 다음달 열리는 우리은행 주주총회부터 시작된다.
임추위는 이날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종금, 우리신용정보 등 4개 계열사의 차기 대표도 함께 선임할 계획이다. 이들 4곳 대표는 모두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났다. 연말 인사를 하지 못해 임기를 잠정 연장한 상태다. 다음달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는 우리펀드서비스도 조기 인사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행장뿐만 아니라 부문장, 부행장 등 주요 임원도 가능한 한 같은 날 모두 선임할 계획이다.
지주 및 은행의 조직 개편도 병행한다. 소비자 보호 부문과 자금세탁 방지 관련 부문 등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안팎의 예상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모든 계열사 임원과 부행장급 인사가 마무리됐어야 하는데 제재심 이슈가 길어지면서 두 달 가까이 미뤄졌다”며 “조직 안정을 위해 더 이상 늦추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모인 만큼 이사회에서 큰 이견이 없다면 모든 절차를 한 번에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리스크 조기 수습”
우리금융 이사회는 “당분간 손 회장 체제를 유지하겠다”며 사실상 연임 지지를 밝힌 상태다. 연임이 의결되는 내달 24일 그룹 주총 전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가 확정되면 손 회장의 연임이 어려워진다. 이 경우 손 회장 개인이 행정 소송을 낼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 이슈가 최소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열사 인사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게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손 회장이 낙마하게 된다면 회장·행장직이 한꺼번에 비게 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우리은행장이다. 지난해 지주사가 출범한 이후 첫 단독 행장 자리인 데다 DLF·라임사태 등으로 뒤숭숭해진 우리은행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 부문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사회가 현 체제를 지지하기로 한 이상 손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문장은 손 회장과 내부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만큼 조직을 수습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권광석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와 이동연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도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의 ‘만장일치’가 최종 후보 선임의 전제인 만큼 막판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더 이상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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