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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2월 10일자 A23면 참조
서 대표의 중도 퇴진설은 지난 7일부터 시장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일 EY한영 사원(파트너) 총회가 소집되려다 무산됐다는 소식이 돌았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서 대표가 퇴진할 것이란 얘기가 지난 주말 급속히 퍼지자 일요일 밤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사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 7일 무산된 사원총회 대신 10일 오전 설명회를 열어 향후 일정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EY한영은 12일 파트너 총회를 열어 당분간 서 대표의 빈 자리를 메울 임시 대표를 선임할 예정이다. 이어 이른 시일 안에 정식 대표 선출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차기 대표 후보로는 박용근 감사본부장과 이동근 품질위험관리본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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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성장통이 적지 않았다. 외부에서 대거 인력이 영입된 만큼 실적 압박 등으로 이탈하는 인력도 많았다. 지난해 말 신(新)외부감사법 시행에 따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삼성전자 감사업무를 수임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결국 지정받지 못하자 무더기 인력 이동이 불가피했다. 파트너 간 수익(배당 등) 배분을 놓고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크고 작은 사건까지 잇따랐다. 지난해 임직원 수백 명의 건강보험료 납부 정보가 사내에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새나왔다.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과정에서도 회사 측의 무리한 요구로 직원들의 불만이 컸다는 후문이다.
EY글로벌에서도 EY한영의 혼란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EY한영은 글로벌 파트너(EY)의 영향력이 큰 회계법인으로 꼽힌다. 회계법인은 파트너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유한회사인 만큼 형식적으로는 파트너들이 법인 대표를 선출한다. 하지만 업무협약 관계인 글로벌 회계법인이 신임 대표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어 대표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서 대표가 쉼 없이 달려오면서 개인적인 피로가 많이 쌓였을 것”이라며 “내부 잡음이 불거지자 서 대표가 책임지고 용퇴를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서 대표는 EY한영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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