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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브랜드 진출
안다즈 TWG 매장에 들어서면 찬장을 빼곡히 채운 노란색 틴(차 보관함)과 고급 식기가 눈길을 끈다. 자리에 앉으면 수백 가지 종류의 차 이름이 적힌 메뉴판이 보인다. 점원에게 설명을 듣고 취향에 맞는 차를 주문하자 황금빛 주전자와 하얀 찻잔이 나온다. 카페와 달리 조용하다. 싱가포르 프리미엄 티 브랜드 TWG는 티타임으로 유명한 영국의 ‘티룸(tea room)’을 본떠 ‘티하우스’를 열었다.
이런 분위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프랑스식 차문화 ‘살롱 드 테’를 즐길 수 있는 티하우스도 문을 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의 서울파이낸스센터에 들어온 ‘다만프레르’다. 박태성 다만프레르 대표는 “정통 티하우스라면 최소 60가지 이상 차 종류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프레르는 세계 최초로 가향티를 제조한 프랑스 티 브랜드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프리미엄 티하우스가 유행하자 2018년 오프라인 점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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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를 즐기는 문화는 특급호텔에서 시작됐다. 점심과 저녁 사이에 판매하는 ‘애프터눈 티세트’가 특히 인기를 끌었다. 에프터눈 티세트는 블렌딩 차에 제철 과일로 만든 케이크를 곁들여 먹는 메뉴로 가격은 4만~5만원대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지난달 애프터눈 티세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3% 증가했다.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과 롯데호텔에서도 애프터눈 티세트 매출은 매년 늘고 있다.
백화점에서도 프리미엄 티 브랜드가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은 프리미엄 티 브랜드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영국 ‘포트넘앤메이슨’, 프랑스 ‘마리아쥬 프레르’를 판매하고 있다. 화려한 무늬를 새긴 다구와 함께 다양한 블렌딩 티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수입 차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3%나 증가했다.
호텔·백화점 “티 블렌딩법 알려드려요”
티하우스가 인기를 끌자 호텔과 백화점 문화센터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티 교육 프로그램을 속속 내놨다.
신세계 계열의 레스케이프호텔은 지난 1일 교육 프로그램인 ‘살롱 드 레스케이프’에 티 클래스 강좌를 신설했다. 롯데백화점은 차 애호가를 위한 강좌를 마련했다. 호주 프리미엄 티 브랜드 ‘T2 티(tea)’와 협업해 티파티와 티 블렌딩 수업을 열 예정이다.
‘티소믈리에협회’도 작년까지 티 소믈리에를 4000명 이상 육성했다. 협회에선 차에 대한 교육과 함께 티 블렌딩법을 알려준다. 정승호 티소믈리에협회 대표는 “커피 한 잔만 마시는 카페와 주전자로 차를 천천히 즐기는 티하우스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수백 개의 차 메뉴가 있어 초심자는 하나씩 맛보며 ‘나만의 차’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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