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놓고 '무슨 사태'라고 표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황 대표는 9일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주위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부대변인 등에게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진보 진영에선 황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을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논평을 통해 "황 대표가 가히 충격적인 역사인식을 드러냈다"면서 "황 대표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하여튼 무슨 사태' 정도로 발언했다. 올해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정치1번지 종로에 출마하겠다는 제1야당의 대표이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야심 찬 꿈을 꾸는 사람의 역사의식에 경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는 5·18민주화운동을 '하여튼 무슨 사태'로 알고 있다면, 떡볶이 먹기 연출에 앞서 올바른 역사 공부에 매진하라"고 했다.
호남이 지역기반이 민주평화당도 논평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도 모르는 황교안은 공당의 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평화당은 "황 대표가 상식에 미달한 역사인식을 보여주었다"면서 "누구나 다 아는 1980년 5월 18일의 큰 비극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단순히 '무슨 사태'라고 표현한 것은 민주화 운동의 명예를 더럽히는 저열한 행위다. 광주 사태라는 말은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한 개념이 바로 적립되지 않은 사람들이 항쟁을 비하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평화당은 "지금과 같은 역사 인식을 가진 자가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든 것 자체가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황교안 대표는 지금 당장 민주화 영령들과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라. 자신의 망언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황 대표는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광주의 피를 모욕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괴물이 되기로 한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는 '사태'라는 군사정권의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며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로 한 모양"이라며 "평생을 자신의 영달에만 애써온 황교안 대표이지만 서울의 봄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를 리는 없다. 선거를 앞두고 지지 세력을 결집 시키겠다는 의도가 개탄스러울 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80년도에 대학 4학년이었을 때의 시점을 생각한 것"이라며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없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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