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나타난 시진핑, '신종 코로나' 잡았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02-11 08:29   수정 2020-05-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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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고 있다'는 관측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은인자중하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일 오후 베이징의 병원 등 현장을 찾은 데 따른 것입니다. 시 주석은 마스크를 쓴 채 베이징 디탄(地壇) 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을 살펴봤으며, 이어 화상으로 우한의 병원을 연결해 의료진을 격려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시 주석이 전염 속도가 잦아지는 상황이 아니라면 현장을 찾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날 시 주석의 현장 방문은 신종 코로나가 이제 진정될 것이란 얘기"라고 해석했습니다. 병의 전염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저런 쇼(?)를 벌였다가는 리더십이 더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10일 뉴욕 증시가 장 초반 약세로 출발했다가 강세로 마감한 배경 중 하나가 이런 분석이 강해진 덕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장 초반 100포인트 넘게 밀렸다가 강세로 전환해 174.31포인트(0.6%) 오른 2만9276.82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신종 코로나 관련 회의 등을 주재하긴 했지만 현장 방문은 처음이었습니다. 대신 리커창 총리가 우한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CCTV에 나와 "중국은 코로나와 싸워 반드시 이길 것"이라면서 "확산 방지를 위해 더 엄중한 조치를 취하고 폐렴에 효과가 좋은 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의 수가 하루 3000명선에서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 지난 4일 하루 3900명까지 증가했지만, 지난 8일 2656명을 기록했고 10일에도 3062명에 머물렀습니다. 3000명 언저리에서 통제가 되기 시작하는 모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가 진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4월에는 사라질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열기가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밤 시 주석과 신종 코로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이 때 신종 코로나가 잡혀간다는 내용을 들었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통화 사실을 밝히면서 "나는 그들이 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는 당분간 확산이 이어지겠지만, 그 속도는 이제 정점을 지난 것이란 관측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월가는 신종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분명히 있겠지만,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으로 봅니다. 특히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을 0%로 예상한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지난주 CNBC 방송에 나와 "미국 경제는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때 오히려 성장을 가속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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