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에서도 관련주가 출렁이고 있다.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예방백신과 치료제를 만들겠다고 나선 상장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특성상 이들에 대한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4~5가지의 바이러스 유형이 정해져 있는 독감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나, 200종 이상의 변이가 존재하는 감기는 예방 및 치료가 불가능하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표적인 감기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현재 예방백신을 연구하고 있는 곳은 홍콩의 퀸스랜드대, 모더나, 이노비오 등이 있다. 그러나 예방백신의 경우 수천에서 수만명의 정상인 대상 임상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상업화에 대한 기대는 낮추는 것이 합리적이란 판단이다.
치료제 개발도 임상 중간에 사태가 진정될 수 있고, 새로운 변이가 생기면 개발되던 치료제가 쓸모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신종 코로나에 효과가 있는 기존 치료제를 찾은 것이 최선이라고 봤다.
최근 한 달 내에 보고된 4건의 임상 사례를 보면 애브비의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와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가 신종 코로나에 효과를 보였다. 중국의과학원 연구팀은 칼레트라를 41명의 환자에서 처방했다. 그 중 28명(68%)이 회복됐으며, 6명(15%)이 사망했다. 미국의 첫 확진자는 렘데시비르를 처방받고 증상이 호전됐다.
중국에서는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조합으로 지난 3일 임상 3상이 시작돼 주목받고 있다. 이 임상은 761명의 우한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오는 4월27일이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구 연구원은 "과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국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감염자수 증가 추이가 안정화되기까지 1~2개월이 소요됐다"며 "이를 감안한다면 2~3월 중 바이러스 확산의 고비를 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날 '신종 코로나 관련 테마주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일부 테마주의 주가가 급등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테마주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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