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바통 받은 씽크빅, 웅진 재건 '선봉장' 나선다

입력 2020-02-11 17:18   수정 2020-02-1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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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많이 망해봤다. 크고 작은 많은 실패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많은 젊은이가 나를 보고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사진)이 2018년 10월 코웨이 인수를 발표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그룹이 통째로 공중분해될 위기였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코웨이 인수 및 재매각 등 웅진그룹은 많은 부침을 겪었다. 힘든 시간이었지만 오히려 회사와 직원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는 게 윤 회장의 이야기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다.

웅진씽크빅은 웅진그룹의 모태이자 그룹 재건의 밑바탕이 된 회사다. 최근 품을 떠난 코웨이를 대신해 웅진씽크빅이 주력 계열사 역할을 하며 ‘제2의 도약’ 선봉장으로 나섰다.

지난 1월 11일 코웨이 재매각 작업이 완료되면서 인수자금 1조원과 5000억원의 전환사채를 상환했다. 잔여현금 2000억원이 생기면서 한숨 돌렸다. 차입금 상환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웅진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에듀테크(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 분야) 신사업과 정보기술(IT)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세웠다.

웅진씽크빅을 통해 AI 학습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를 확대하고, 교육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연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웅진의 IT사업부문은 스마트공장 구축, 렌털시스템 인프라 구축 등 클라우드 기반의 IT사업에 주력하며 시장을 공격적으로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최근 온천이 터진 웅진플레이도시 사업도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다.

백과사전 영업사원 출신인 윤 회장은 1980년 헤임인터내셔널(웅진씽크빅의 모태)을 세웠다. 국민소득이 높아지자 물 시장에 주목했다. ‘코디’로 불리는 주부사원을 고용해 비싼 정수기를 월 3만원에 빌려줬다. 국내 렌털 서비스의 시작이다.

웅진코웨이(현 코웨이)·웅진식품·웅진케미칼 등 핵심 계열사를 팔며 혹독한 구조조정을 했고 2014년 1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조기 졸업했다. 당시 채권단에 넘어갔을 때 윤 회장은 사재 출연 대가로 웅진씽크빅과 웅진북센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룹의 모태를 지키고 싶다는 의지였다.

윤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것이 웅진의 DNA”라며 “과거 식음료와 출판, 화장품, 렌털 등에서 혁신적인 시도를 해 시장을 창출했던 저력을 바탕으로 다시 뛰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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