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인터뷰 조작 논란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안건 상정을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13일 방심위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지난 'PD수첩' 방송 후 불거진 인터뷰 조작 논란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돼 사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방심위는 지난해 7월 자신의 목소리를 변조해 취재원인 척 인터뷰를 조작했던 KNN에 과징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또한 '미투' 정봉주 전 의원에게 유리한 증거만 제시해 '조작 방송' 논란이 불거졌던 SBS '블랙하우스' 관계자는 2018년 6월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 'PD수첩'의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PD수첩'은 지난 11일 '2020 집값에 대하여 3부 : 커지는 풍선효과 불안한 사람들'을 타이틀로 서울 강남과 인접한 수도권 남부 아파트값 폭등 현상과 임대사업자 특혜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서울의 한 지역, 1년 전 결혼해 이 집에 전세로 살고 있는 김모씨"라는 소개와 함께 "(결혼할 때 보다) 1억2000만 원이 올랐다"며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영혼까지 끌어모으고 저희 가진 돈 합쳐서 샀으면"이라고 후회하는 모습이 담긴 인터뷰를 영상을 공개했다.
내레이션으로는 "결혼할 당시 샀더라면 지금보다 1억 원이 쌌을 텐데 지금에야 뼈아픈 후회를 한다"라는 말과 함께 부동산 공부에 열중하는 김 씨의 모습을 선보였고, 제작진이 "(집을 살) 그때까지는 아이를 낳지 않고요?"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방송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캡처 화면이 공개됐다. 해당 대화에는 'PD수첩'이 김 씨가 부동산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인터뷰 요청을 했고, "제작진이 뉴타운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부분을 편집할 테니 모자이크 처리 없이 방송에 나가면 안되겠냐고 물어보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이 담겨있었다.
대화에 등장한 아파트는 서울 시내 뉴타운의 신축 아파트로 현재 9억 원 대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9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입한 인물을 무주택자처럼 방송에서 묘사했다는 점에서 "조작과 다름없다"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더욱이 'PD수첩' 측이 김 씨의 실명은 물론,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하지 않은 채 공개하면서 방송 이후 김 씨의 신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김 씨가 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배우를 섭외한 것이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 'PD수첩' 측은 "제작진은 취재 중 A 씨가 인터뷰 하루 전 소형 아파트 매수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지불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A 씨가 선금만 지불했을 뿐 등기 이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 아파트가 노출될 경우 계약이 파기되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계약 사실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씨의 아파트 매입 사실을 알고도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무주택자로 보이도록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 그러면서도 "이는 김 씨가 먼저 요청한 것"이며, 김 씨의 사정을 '배려'한 것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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