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과 입학식을 취소했던 주요 대학들이 행사 개최 여부를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 폐렴) 때문에 집단행사를 취소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행사·축제·시험 등 개최 지침'을 통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단행사를 전면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성이 낮다고 공지했다. 중수본은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방역적 조치를 충분히 병행하면서 행사를 추진하면 된다"며 "사전 안내와 직원교육, 참가자 밀접 접촉 프로그램 제외, 만약을 대비한 격리공간 확보 등이 이뤄지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대학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가능한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 조정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그동안 이 같은 행사를 가급적 연기하거나 철회할 것을 대학에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다.
행사 관련 지침이 조건부 허용으로 바뀐 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잦아든 영향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와 고려대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은 이달 중순과 다음달 초에 예정됐던 졸업식과 입학식 등 주요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힌 상태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신입생 OT는 다음달 초·중순께라도 가능하겠지만 졸업식은 취소를 겨우 결정한 상황이어서 번복하려면 다시 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학사일정이 맞물려 있어 발표를 번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인원이 캠퍼스 안에 몰리는 것 또한 부담"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한 번뿐인 추억이 예년처럼 성대하게 열리길 바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딸이 올해 서울대에 입학하는 한 학부모는 "입학식이 취소됐다는 얘기에 눈물이 났다"며 "개강도 연기하기 때문에 늦게라도 입학식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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