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美 임상 3상 실패 "설계 잘못…약물 혼용 없었다"

입력 2020-02-14 18:17   수정 2020-02-15 00:55

헬릭스미스의 미국 임상 3상 실패는 잘못된 임상 설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미국 임상 3-1a상을 분석한 결과 당초 예상했던 임상 환자의 약물 혼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헬릭스미스는 9600원(-12.14%) 떨어진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미국과 한국에서 조사팀을 구성해 임상 이상 현상을 조사했다.

헬릭스미스는 그동안 엔젠시스가 약효는 있지만 약물 혼용 때문에 임상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9월 임상 결과 발표 당시에는 엔젠시스 투약군과 위약(가짜약)군 간의 약물 혼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위약을 먹은 환자 일부 혈액에서 엔젠시스가 검출되는가 하면 엔젠시스를 투여받은 일부 환자의 경우 혈액 내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약물 혼용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5개월 만에 말을 바꾼 셈이 됐다.

헬릭스미스는 임상 실패가 엔젠시스 약효 때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통증 지표를 측정하는 임상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임상 설계가 잘못됐다고 자인한 셈이다.

헬릭스미스는 3-1a상에 참여한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1b상에서는 약물 안전성과 유효성을 재확인한 만큼 후속 임상을 조만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후속 임상에서는 임상 시험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유의미하게 도출될 수 있도록 모순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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