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65%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들어 0.09%포인트 오르며 작년 4분기 평균 1.66%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원인 모를 폐렴 발생 소식이 처음 알려진 작년 말엔 연 1.67% 수준이었다.
회사채 발행시장에도 투자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우량 기업들의 실적이 중장기적으로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사상 최대인 1조6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 SK하이닉스는 10년물 기준 800억원어치를 모집해 3400억원 규모 기관 수요를 모았다. 지난달 발행한 총 18건 4조27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처음 모집한 금액의 네 배를 웃도는 총 12조4000억원어치 수요가 참여했다.
한 보험사 자산운용역은 “코로나19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경기나 기업실적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장기투자기관도 비슷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단기금리는 최근 내림폭이 다소 컸다. 3년 만기 국고채는 이날 연 1.33%를 나타냈다. 지난달 최고 연 1.45%와 비교해 0.12%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이날까지 15거래일 중 14거래일 동안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금리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액면금액 1억원어치 가상의 3년 만기 국고채를 매매하는 국채선물(KTB)을 약 9만4000계약 순매수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적극 매수하면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경제 연관성을 높게 본 데 따른 움직임”이라고 해석했다. 단기금리는 경기 전망보다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때 전염병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전례가 있지만 지금은 당시와 달리 경기확산 국면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연구원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상황이 되려면 코스피지수 2000선을 위협할 정도로 심리가 악화돼야 할 것”이라며 단기간 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회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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