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1500여명을 싣고 2주간 바다에서 떠돌다 캄보디아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16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지난 15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항에 입항한 미국 크루즈선 '웨스테르담호'에 탑승했던 83세 미국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하선 후 캄보디아에서 비행기를 탑승해 다른 크루즈선 승객 144명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넘어왔다. 해당 여성 남편은 테스트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크루즈선 승객 중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일본 요코하마항 정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례처럼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선 이날까지 승객 3700명 중 35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달 1일 홍콩에서 출항한 웨스테르담호가 일본, 대만, 필리핀, 태국, 미국령 괌에서 입항을 거부당했던 것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었다. 5곳에서 입항을 거부당하며 약 2주간 해상을 떠돌던 웨스테르담호는 지난 13일 캄보디아가 입항을 허가해 겨우 시아누크빌항에 닻을 내렸다.
캄보디아 보건당국은 이들 전원의 건강 상태를 체크, 감기 등 증상이 있는 20명에게 샘플을 채취해 정밀검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환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14일부터 하선을 허가했다. 크루즈선에는 1455명과 승무원 802명이 타고 있었다
그러나 하선 직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캄보디아 정부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캄보디아 정부는 확진자가 나오자 성명을 내고 "웨스테르담호 승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및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협력해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말레이시아 당국에 해당 검사 결과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웨스테르담호 선사인 홀랜드 아메리카도 성명을 내고 "현재 첫 번째 검사 결과는 예비적인 것으로 두 번째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홀랜드 아메리카 측에 따르면 현재 승객 236명과 승무원 747명은 아직 웨스테르담호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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