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관계자는 16일 “경영권 분쟁에 이목이 집중된 만큼 전자투표제가 없어도 주총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자투표제는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소액주주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제도다. 주총 참석률이 지난해(77.17%)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 회장 측이 전자투표제 신설을 원치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경제계 관계자는 “전자투표제를 한 번 도입하면 계속 시행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일반 주주와 대한항공 사우회 등으로부터 위임장을 확보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경영권 분쟁은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조 회장 측 지분율(33.45%)과 3자 연합의 지분율(32.06%) 차이는 1%포인트 남짓에 불과하다. 최근 한진칼 지분 1.5%를 추가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3자 연합이 3월 이후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칼은 다음달 주총이 열리기 전 이사회를 열어 3자 연합의 주주제안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또 3자 연합이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을 주축으로 하는 사내·사외이사 후보 8명을 추천함에 따라 조 회장 측에서도 사내·사외이사 후보를 추가로 낼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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