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경로가 불분명한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6일 발생했다. 지난 10일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후 6일 만이다. 이 환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82세 한국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이 환자는 전날 오전 11시께 흉부 불편감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심근경색이 의심돼 진료를 받던 중 영상 검사에서 폐렴이 발견됐고,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날 새벽 2시 서울대병원 격리병상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상태는 안정적이다. 고대안암병원은 응급실을 폐쇄했다.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과 병원 직원, 환자 40여 명은 격리된 상태다. 29번 환자는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방문 전 동네병원 두 곳을 방문했다. 중대본은 당시 전파력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소독이 완료되면 세부사항을 밝힐 예정이다.
중대본은 29번 환자의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이다. 이 환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고 국내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이 아니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기존에 알려진 확진자 또는 접촉자와의 노출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접촉자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의료기관에 입원 중인 모든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확진자와 접촉자를 중심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해왔지만 감시 체계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역사회와 의료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감염 사례를 차단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유학생은 일반 중국 입국자와 마찬가지로 특별 입국 절차를 통해 14일간 정부 방역망 내에서 관리한다. 입국 예정일 및 국내 거주지가 확정되지 않고, 비자 발급이 지연돼 국내 입국이 어려운 유학생에겐 원격수업을 안내하고 휴학을 권고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진된 코로나19 환자는 총 29명으로, 퇴원한 환자는 8명이다. 완치 판정을 받은 22번 환자는 17일 퇴원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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