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운용은 채권 추심 전문 로펌인 케이앤오와 용역 계약을 맺고 부실이 발생한 투자자산과 부실 징후가 있는 정상 자산에 대해 자금 회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라임 관계자는 “3월 말 전에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세우고 정기적으로 진행 경과를 수익자에게 고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자산이 과반수이고, 이미 만기를 지난 자산조차 회수가 되지 않고 있다. 플루토 FI D-1호 편입 자산 가운데 1926억원(15.6%)은 이미 만기를 지났지만 회수 금액은 57억원에 불과하다. 내년 이후 만기를 맞는 자산 비중은 54%(장부가 6663억원)에 이른다. 코스닥 전환사채(CB)를 주로 담고 있는 테티스 2호(2931억원)도 마찬가지다. 전체 자산 중 73%의 만기가 내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두 개 모펀드에 대해 손실을 일괄 반영했지만 삼일회계법인 실사에서 정상으로 분류된 자산도 잠재 부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사모사채 펀드인 플루토 FI D-1호는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자산 비중이 커 라임운용이 무리하게 유동화를 시도할 경우 오히려 손실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이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을 과연 라임운용이 단기간에 제대로 처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금융당국이 라임운용의 영업정지와 다른 운용사로의 펀드 인계를 서둘러 남은 정상 자산만이라도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매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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