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임동규로 활약했던 조한선의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했습니다.
코리안 시리즈는 막을 내렸지만 드림즈는 계속된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드림즈였다. 만능 꼴찌 드림즈는 '야잘알'(야구 잘 아는)야구팬은 물론 '야잘못'들까지 모두 집중시킨 역전의 명수였다. 구단주에게도 "우리팀은 못한다. 정말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드림즈는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절치부심해 코리안시리즈 진출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드림즈의 에이스, 4번 타자 임동규(조한선)는 "비록 우승은 아니지만 우리에겐 내년이 있다"면서 자신감있는 웃음을 보였다.
지난 시간은 임동규에게도 부침이 있었다. 연고지 출신으로 팀의 부진에도 불구 임동규는 11개 시즌 동안 270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드림즈가 꼴찌였던 시기에도 임동규는 골든글로브를 6회나 수상했다.
하지만 강두기가 드림즈로 돌아오면서 바이킹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후 원정 도박을 스스로 고백하면서 한 시즌 절반 출전 정지라는 징계를 당했다. 이 일로 다시 드림즈로 돌아왔지만, 팀은 구단주가 바뀌는 위기를 겪어야 했다.
"지난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욕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켰을 땐 '칩동규'라고 하시더라고요. 욕먹는 거 자체는 두렵지 않아요. 이젠 웃기기도 해요. 요즘은 '갓동규'라고도 해주시고요."
72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했지만 임동규는 타율 0.354, 홈럼 17개, 타점 60을 날리며 "역시 임동규"라는 찬사를 받았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드러내자 "한 번에 모두 이룰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요. 전력 보강도 있었지만, 시행착오도 있었고요. 그런 것들 덕분에 한 단계 성숙해지면서 발전했어요. 한 번에 우승할 전력은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저희에겐 내년이라는 시즌이 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임동규를 욕하면서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열심히 하는 돌아이'이기 때문. 바이킹스로 트레이드됐을 때에도 월등한 실력에 약물 의심을 받았지만, 임동규는 철저한 연습 덕분임을 입증해 냈다.
드림즈가 백승수 단장 체제로 바뀌었을 당시 조직 폭력배를 동원하고, 직접 기자들에게 트레이드 소식을 흘리는 '비호감' 행동이 알려지긴 했지만 누구보다 팀을 아끼던 임동규였다. 결국 백승수 단장과 화해하는 것도 팀을 위하는 마음이 같았기 때문.
"야구에 미쳤죠. 승부욕이 넘치고, 열망이 넘치고. 처음에 모르는 단장님이 와서 저를 내보냈다는 것에 비참했던 거 같아요. 나쁜 독기에 차 있었죠. 그런데 다시 만났을 땐 마음이 통했어요."
다음 시즌에 대해 묻자 "팀의 핵심으로서 투수 핵심 강두기와 잘 이끌어 우승을 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두기와 전 입단 동기에요. 차이가 있다면 강두기는 1순위, 저는 마지막 지명이라 팀의 신뢰도, 대우도 달랐죠. 저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강두기 선수가 저를 잘 챙겨줬어요. 저희가 추억을 다지는 음식이 칼국수인데, 진짜 맛있어요. 다음에 같이 먹으러 가시죠."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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