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사진)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맥주는 ‘테라’, 소주는 ‘진로이즈백’을 내놓으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1년 사장에 취임한 그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에서 직접 기업설명회(IR)를 열기 위해 뉴욕에 왔다. 뉴욕(18일)을 시작으로 보스턴(19일), 솔트레이크시티(20일), 샌프란시스코(21일)에서 IR을 개최한다. 김 사장은 “매출, 영업이익, 주가가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해외 IR에 나설 텐데, 지난 10년간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지 않다 보니 나올 수 없었다”며 “작년부터 달라졌고 올해는 더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반등에 성공하기 전까지 10년 가까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소비자 수요가 수제맥주 등으로 이동한 데다 소주 시장은 롯데주류 등 경쟁사에 잠식당했다. 김 사장은 “시장과 소비자의 새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며 통렬하게 반성했다.
그는 “병 디자인, 맛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함이 있으니 매출이 떨어졌던 것”이라며 “하지만 꾸준히 노력해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1조8300억원 수준이던 매출(사업회사 기준)을 올해 2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며 “맥주 사업은 테라와 함께 발포주 필라이트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주 사업에 대해선 “2012년 47%로 하락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60%대로 올라섰다”며 “국내에선 확고한 1위가 됐지만,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정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는 “최근 그룹 BTS, 영화 ‘기생충’ 등으로 한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음식, 파티, 스포츠 등 문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의 작년 해외 매출은 1500억원 수준이다. 김 사장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선 연 3000만달러 수준인 매출을 올해 3500만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미국 IR을 통해 10%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지분율을 20%까지 높이고 싶다”며 “시장과 소비자를 존중하고 함께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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