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을 보면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7만2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늘었다.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는 945만9000원으로 1.4% 각각 증가했다.
전체 근로소득은 5.8% 늘었다. 1분위 근로소득이 6.9% 증가해 7분기 연속 감소세(2018년 1분기~2019년 4분기)에서 벗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의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사업소득은 2.2% 줄었다. 1분위와 2분위는 각각 11.6%, 24.7% 증가했지만 3분위, 4분위, 5분위는 각각 10.9%, 7.0%, 4.2% 감소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고 저소득 자영업자의 소득이 증가한 것은 3분위 이상의 자영업자가 소득이 줄며 1~2분위로 추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기존 1~2분위 자영업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아 1~2분위 전체의 사업소득이 증가한 듯한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고 있다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현 정부 정책의 실패가 고소득층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분위와 5분위 가구의 소득격차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작년 4분기 기준 5.26배였다. 1년 전 5.47배보다는 개선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5.20배)와 2009년 4분기(5.23배)보다도 오히려 높았다. 이 배율은 5분위 평균소득을 1분위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클수록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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