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당 지도부가 약속했던 ‘청년·여성’에 대한 정치 참여가 전혀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30대 청년 후보자 10명 중 3명이 경선에도 진출 못 할 처지에 처하면서다. 여성 후보자 62명 중에는 12명이 경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20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당에 예비후보로 등록된 10명의 30대 후보자 중 오상택(울산 울주군), 박선미(경남 양산시갑), 노승명(경기 김포시을) 등 3명이 단수공천지역과 전략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당의 결정에 반발해 재심사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여선웅(송파병) 예비후보는 민주당이 현역인 남인순 의원을 지역에 단수공천할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태(동대문을), 권오철(대전 중구) 예비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정준호(광주 북구갑), 장철민(대전 동구), 김빈(마포을), 정은혜(부천 오정) 예비후보는 상대 후보와의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민주당에 등록된 30대 후보자 중 단수공천이 확정된 후보는 없었다.
여성 예비후보는 공천에 탈락하거나, 험지에 배치된 사례가 많다. 30대인 김빈 예비후보를 제외하면 61명의 여성 예비후보(현역 의원 포함) 중 12명이 이미 경선에도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5명 중 한 명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다만 전순옥(중·성동구을) 예비후보의 지역구는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됐다가 당이 재심에 들어가기로 해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 19명의 여성 예비후보는 같은 지역을 준비하는 경쟁자와 경선을 치르게 됐다.
김경지(부산 금정구), 강윤경(부산 수영구), 배재정(부산 사상구), 배영애(경북 김천시) 등 4명의 후보는 단수 공천이 결정됐지만 이들의 지역구는 민주당의 ‘험지’로 분류되는 영남권이다.
당 일각에서는 청년 후보자들이 줄줄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여성·청년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한 청년 예비후보는 “약자에게 기회를 보장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본선은커녕 경선조차 힘들 줄 몰랐다”며 “당 공관위가 청년에게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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