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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떠올려야 할 것이 ‘오컴의 면도날’이다. 14세기 영국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오컴은 “불필요한 가정은 면도날로 잘라내라”고 강조했다. 가정이 너무 많으면 적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사실이나 현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가리킨다. 창업하거나 시제품을 내놓을 때 ‘최소 기능 제품’으로 시험해야 하는 이유다.
《슈퍼 씽킹 모든 결정의 공식》은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유용한 300여 개의 ‘정신모델’을 담은 도구상자다. 인터넷 개인정보보호 회사이자 사생활 보호 검색엔진인 덕덕고(DuckDuckGo)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가브리엘 와인버그와 통계학자 로런 매캔이 저자다. 이들이 말하는 정신모델이란 ‘오컴의 면도날’ ‘기회비용’ ‘굿하트의 법칙’ ‘규제 포획’처럼 특정 상황을 설명하거나 파악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개념들이다.
저자들은 경제학 심리학 논리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추려내고 검증된 모델을 풍부하게 숙지하고 있으면 일상적인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진리 탐구에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정신 모델을 ‘슈퍼 모델’이라고 부르면서 그것들을 꾸준히 적용하면 더 높은 수준의 ‘슈퍼 사고’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수를 줄이려면 역발상과 안티프래질, 리스크 회피, 기본원칙, 틀 짜기, 메아리의 법칙 등의 정신모델이 유용하다. 뜻밖의 결과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예측 가능한 패턴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들은 이를 위해 ‘공유지의 비극’ ‘사소한 결정의 횡포’ ‘무임승차자 문제’ ‘램프의 요정을 다시 램프 속에 욱여넣기’ ‘정보의 비대칭성’ 등 다양한 생각 도구를 제시한다. ‘굿하트의 법칙’은 ‘척도가 목표가 되면 더 이상 좋은 척도가 아니다’라는 말로 요약한다. 붕괴 위험에 처한 조직을 살리기 위한 정신 모델, 의사결정과 갈등 해결, 시장지배력을 위한 생각도구도 풍부하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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