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외환시장…원·달러 환율, 9.4원 급등[이슈+]

입력 2020-02-20 15:42   수정 2020-02-20 15:44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국내에서도 확산돼서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오른 1198.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1183.0원에 하락 출발한 원화는 상승 전환한 후 폭을 키워갔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장 중 1201.7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넉 달 만에 1200원선을 넘은 것이다. 하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되돌린 원화는 1200원선 턱 밑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화가 급등한 것은 하룻밤 사이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 현상이 부각돼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2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51명이던 확진자 수가 밤사이 31명 추가됐다.

31명 가운데 30명은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발생했다. 30명 중 23명은 31번째 확진자가 다니던 신천지 대구교회 발생 사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대구의 집단발병 조사 결과와 종로에서 진행되는 29·30번 환자의 감염경로 조사 결과를 자세히 분석해 감염병 위기대응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할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각 단계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사회 유행일 때 지정되며 지정 시 행정안전부나 국무총리실 아래 대책본부가 마련돼 범부처적인 대응에 나선다.

외환전문가는 코로나19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험자산인 원화가 급등하는 모습"이라며 "다만 이날 주식시장도 낙폭을 줄였고 원화 역시 소폭 되돌리는 모습을 보인 만큼 향후 코로나19가 어떻게 진행될지 살펴야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1200원을 넘어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은 코로나19가 실물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시하면서 환율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1200원을 넘어 급격하게 오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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