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KCGI·반도건설, 한진칼 주식 5.02% 더 사들였다..37.08% 확보

입력 2020-02-20 17:02   수정 2020-02-20 17:12

≪이 기사는 02월20일(17:0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이 한진칼 주식 5.02%를 추가로 사들였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 및 KCGI는 한진칼 지분 5.02%를 추가로 매입했다고 20일 공시했다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자가 함께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하는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한 관계다.

주로 매입한 주체는 반도건설이었다.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은 7.39%, 한영개발은 5.07%, 반도개발은 0.85%로 총 13.31%를 갖게 됐다. 지난 1월10일 공시 기준 3자연합의 전체 지분율은 32.06%였는데, 이번 추가 매입으로 총 지분율이 37.08%에 이르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거래 주체를 외국인 개인 금융투자사 보험사 연기금 등 10여개 카테고리로 묶어 매수주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한진칼을 대규모로 사들인 매수 주체는 '기타법인'으로 분류돼 있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서는 해당 주식을 반도건설이 샀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다. 13~19일 사이 KCGI 측이 매집한 지분은 271만주로 약 4.59%에 해당하는데, 20일 더 사들인 지분이 있어 총 5%를 넘는 지분을 추가하게 됐다.



KCGI 측이 추가 지분을 확보한 것은 조원태 회장 측의 우호지분이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해석된다. 현 경영진과 사업 협력을 위해 지분을 일부 매입한 카카오의 경우 작년 말 지분율은 1%이나 현재는 2%까지 지분을 늘린 상태다. 노조가 현 경영진을 지지하면서 한진칼 사우회(3.8%)도 조 회장 측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 회장측 지분율은 작년 말 33.45%로 알려져 있었는데, 현재는 약 38%까지 세력을 규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지분들은 모두 작년 12월26일 주주명부가 폐쇄된 후에 사들인 것이어서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의결권이 없다. 추가로 사들인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정기주총 이후에 임시주총을 별도로 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임시 주주총회는 열지 않을 것"이라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기 주총 이후에 추가로 확보한 지분이 아니고, 작년 주주명부 폐쇄 당시의 지분을 기준으로 '표 계산'을 하더라도 조 회장 측보다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나 소액주주들은 누가 옳으냐 그르냐보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KCGI 측에 표가 갈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주총에서 어느 쪽이 우세하다고 단언하기가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기주총이 끝난 후에도 양측이 언제든 임시주총을 열어 반전을 시도할 수도 있다"며 "승부가 완전히 가려지지 않은 채 경영권 다툼이 상당기간 지속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이상은/이태호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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