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발전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의 비전은 ‘그린에너지로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 실현’이다.
2030년까지 7.6기가와트(GW)의 신규 신재생 설비를 설치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에도 공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환경훼손 및 사회적 갈등이 적거나 △회사가 보유한 부지를 활용하거나 △주민과 이해관계자들이 희망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한수원형 사업모델’을 개발키로 했다.
○한수원·지역사회·기업 ‘윈-윈’
한수원은 지난해 울산 현대자동차 야적장에 지붕 형태의 6㎿짜리 태양광을 준공했다. 전력 생산은 물론 차량을 햇빛과 비로부터 보호하는 차양 역할도 한다. 한수원과 현대차 모두에 도움이 되는 모델인 셈이다. 한수원과 현대차는 연내 수출차 야적장과 주행시험장 등 약 23만㎡ 부지에 9㎿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총 27㎿ 규모의 발전단지가 완공되면 연간 1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500만 킬로와트시(㎾h)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최근 한수원 본사가 있는 경주시와 ‘공익형 태양광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연말까지 7㎿ 규모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공익형 태양광 사업은 공영주차장 등 남는 공간을 이용해 태양광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공간을 활용해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지자체와 한수원이 모두 이익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앞으로도 경주시와 협력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부지를 계속 발굴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기술 혁신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차와 업무협약을 맺고 재활용 가치가 있는 폐배터리를 선별해 ESS 용도로 재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게 골자다. 전기차 니켈, 망간 등 경제성이 충분한 금속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수원은 민간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가상발전소 사업’도 추진 중이다. 가상발전소는 전국에 분산된 소규모 태양광을 제어기술을 통해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관리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올 연말까지 소규모 전력중개 전문기업인 솔라커넥트와 가상발전소를 구축해 실증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풍력·태양광·연료전지 ‘전방위 혁신’
한수원이 집중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과제는 ‘해상풍력 혁신’이다. 국내 기술력으로 풍력발전기를 설계·제작·설치한 서남해 해상풍력 사업(60㎿)을 올 1월 준공했고, 청송 풍력사업(19.2㎿)은 작년 11월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정부 연구개발 과제인 ‘100㎿ 이상 해상풍력단지 설계 및 평가기술 개발’ 사업에서는 안마도 해상풍력(220㎿)과 영덕 해상풍력(100㎿)이 선정돼 과제를 수행 중이다. 2030년까지 풍력사업에 3조1000원을 투자해 1.7GW 규모의 풍력발전 설비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친환경 도심형 전력원인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국내 연료전지 발전시장 총 규모(353㎿) 중 한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1%(110㎿)에 달한다. 경기(경기 화성·60㎿), 노을(서울 마포·20㎿), 부산(부산 해운대·30㎿)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전기는 물론 난방용 열까지 생산한다는 강점이 있다.
한수원은 이렇게 축적된 경험을 통해 연료전지 발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천연료전지(인천 동구·39.6㎿), 고덕청정에너지(서울 강동·19.8㎿), 암사연료전지(서울 강동·19.8㎿) 등 2023년까지 총 380㎿ 용량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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