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청도는 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입력 2020-02-21 10:59   수정 2020-02-21 14:1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다수 발생한 대구광역시와 경북 청도가 21일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일각에선 “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특별관리구역은 엄밀히 말해선 법적 용어가 아니다. 이 때문에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을 때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여부와 기준 역시 법령상 정해지진 않았다. 보건복지부 측은 “특별관리구역은 행정상의 관리명칭”이라며 “코로나19 방역을 특별히 해당 지역에 대해 통상적 수준보다 더욱 강한 조치와 지원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병상과 인력, 장비 등 필요한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군 의료인력 등 공공인력을 투입하고, 자가격리가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임시 보호시설도 마련하기로 했다.

특별재난지역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과 ‘재난구호 및 재난복구 비용 부담기준 등에 대한 규정’ 등 법령에 의거한 법적 용어다. 자연재난과 대형 사고 등 재난을 당해 정부 차원의 사고 수습이 필요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대통령이 선포한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지자체의 재정력지수에 따른 국고 지원의 2.5배 이상이어야 한다. 피해 규모의 구체적 기준은 최근 3년간의 평균 재정력지수가 0.1 미만인 시·군·구는 18억원, 0.1 이상 0.2 미만시 24억원, 0.2 이상 0.4 미만일 땐 30억원, 0.4 이상 0.6 미만일 땐 36억원, 0.6 이상 42억원이다.

1995년 7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특별재해지역(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게 최초였다. 이후 2000년 동해안 산불,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2009년 전국 폭우, 2014년 세월호 사고, 2017년 포항 지진 등 각종 자연·사회재난 등에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다.

감염병 경보단계의 경우 ‘관심(Blue, 청색경보)’과 ‘주의(Yellow, 황색경보)’, ‘경계(Orange, 주황경보)’, ‘심각(Red, 적색경보)’으로 4단계로 구분된다. ‘심각’은 최고 단계로 ‘국내 유입된 해외 신종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 또는 전국적 확산’, ‘국내 원인불명·재출현 감염병의 전국적 확산’으로 판단될 때 내려진다. 이 경우 정부가 휴교령, 집단행사 금지, 항공기 감편 또는 운항 조정 등의 조치를 강제 시행할 수 있다. ‘심각’ 단계는 2009년 11월 신종인플루엔자 이후 내려진 적이 없다. 현재 코로나19는 ‘경계’ 단계다.


정부는 “심각 단계에 준하는 방역을 하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대외신인도, 사회 혼란 등을 막기 위해 특별재난구역 선포와 ‘심각’ 단계 격상엔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자체가 요청하는 코로나19 관련 물자제공, 의료시설 확충 등은 긴급히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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