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새 정착촌 대거 마련" 계획…각계 논란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입력 2020-02-21 13:33   수정 2020-05-21 00:01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주요 지역에 새 이스라엘 정착촌을 짓겠다고 공언했다. 서안지구 이스라엘 정착촌은 국제법상 위법인데다 신규 건설 계획이 최근 미국이 내놓은 중동평화구상과도 배치돼 각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동예루살렘 주요 지역에 6200채 규모 새 정착촌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계획상 정착촌 예정지 중 하나인 하르 호마를 배경으로 “우리는 예루살렘 일대 전부를 통합할 것”이라며 “우리는 격렬한 국제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애물을 극복했다”고 말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일대 ‘마지막 완충지대’로 통하는 동예루살렘 남부 기바트 하마토스 지역에도 정착촌을 지을 계획이다. 총리실이 4000여채 규모 정착촌을 새로 짓기 위한 건설사 입찰 절차를 곧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기바트 하마토스에 정착촌을 지으면 일대 팔레스타인 거주지는 서로 연결이 끊기게 된다.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 베들레헴 지구, 남부 서안지구를 잇는 요지라서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그간 국제 여론을 의식해 이 일대에 정착촌을 짓지 않았다. 계획은 있었지만 2014년부터 무기한 보류했다는 설명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계획은 유엔 등 국제사회의 반대에 부딪칠 전망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어서다.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이지만 1976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인 60만여 명이 일대에 정착촌을 건설해 살고 있다. 서안지구 내 팔레스타인 인구는 약 290만 명이다.



신규 정착촌 건설 계획이 지난달 미국이 내놓은 ‘중동평화구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도 갈등 거리다. 이 구상에 따르면 미국은 요르단강 서안에 퍼져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다. 대신 미국은 이스라엘에 앞으로 4년간 새 정착촌 건설에 나서지 말라고 요구했다. 서안지구 일대에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도 제안하는 이른바 ‘2국가 해법’이다.

이스라엘 시민단체 피스나우는 “네타냐후 총리의 계획이 실행되면 2국가 해법은 더이상 택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국가적 자살 조치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피스나우는 “동예루살렘의 일부 지역과 베들레헴과의 연관성을 모두 차단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인 대부분이 믿는 유대교 성지이지만 동시에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성지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 같은 종교적 특수성을 고려해 예루살렘을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규정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총선 승리를 위해 강경 계획을 내놨다고 보고 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총선을 11일 앞두고 이번 계획을 발표했다”며 “우파들의 지지를 굳히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알자지라는 “네타냐후 총리는 2009년부터 재임한 장수 총리지만 지금은 정치적 미래를 위해 고투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4월과 9월 총선에서 각각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작년 11월엔 뇌물 수수, 사기,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스라엘은 내달 2일 세번째 총선을 치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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