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크루즈 탑승자를 포함해 8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미국 타임지는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주로 기업들이 총대를 멨다.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스폰서십으로 30억달러(약 3조6500억원)를 썼다. 일본 정부가 인프라 구축에 지급한 돈도 126억달러(약 15조원)에 이른다. 정부도 이번 올림픽을 위해 22년 만에 택시 차종을 개편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도요타 컴포트를 처분하고 대당 100만엔(약 1090만원) 비싼 ‘재팬 택시’를 새로 개발해 투입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행사들이 ‘도미노’처럼 취소되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예정됐던 8만 명의 자원봉사자 교육이 5월 이후로 미뤄졌다. 자원봉사자는 대회 기간 경기장과 선수촌에 배치돼 담당 업무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인원들이다.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앞서 영국 런던시장 선거에 출마한 션 베일리 보수당 후보는 “도쿄가 올림픽을 개최하지 못하면 런던이 (개최를) 대신 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해외의 발언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일본은 ‘방사능 올림픽’이란 비난도 감수해오던 처지다. 하지만 AP통신은 “다음달 26일로 예정된 일본 내 성화 봉송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올림픽 정상 개최 여부를 둘러싼) 심각한 조짐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도쿄올림픽 취소 여부에 국내 스포츠 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스포츠마케팅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마케팅 설치물 등에 필요한 예산을 일찌감치 편성했고 비행기편과 숙박 등을 1년 전부터 예약해 놓은 상태”라며 “대회가 취소될 가능성은 작지만, 현재 기세라면 아예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 않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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