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명품 브랜드의 협업은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함께 ‘아르마니폰’을 출시했다. 전면부의 아르마니 로고와 차분한 디자인의 배경 화면이 특징이었다. 삼성전자는 이후 몽블랑, 스와로브스키와 협업해 삼성 휴대폰 전용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보기술(IT) 기업과 명품 패션 기업의 협업은 ‘윈윈 전략’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패션 기업은 전통적인 자사 브랜드에 최신 기술을 입혀 ‘첨단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IT 기업으로서도 나쁠 것이 없다. 톰브라운 에디션이 품절 사태를 빚은 것처럼 신제품을 출시할 때 화제를 끌 수 있다. 명품 소비층의 연령대가 IT에 관심이 많은 20~30대로 낮아진 것도 두 업계가 협업하는 이유 중 하나다.
LG전자도 2007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협업해 ‘프라다폰’을 출시했다. 배터리 커버에 프라다 특유의 천연가죽 무늬와 색상을 적용했다. 출고가가 최고 180만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출시한 지 1년6개월 만에 세계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애플은 패션 브랜드의 전통적 영역인 시계에 명품 디자인을 입혔다. 2015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손잡고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 에르메스 에디션’을 출시했다. 애플워치의 디자인과 기능은 유지하고 에르메스의 로고가 각인된 가죽 스트랩을 제공한 제품이다. 최고가가 200만원에 달했지만 출시 당시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다. 애플은 지난해 10월에도 ‘애플워치5 에르메스 블랙 에디션’을 선보이는 등 에르메스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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