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모로 발행되는 메자닌(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인 의료 경영지원업체 서울리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BW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자가 발행회사의 신주를 받을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서울리거는 200억원 규모 BW 발행을 위해 지난 20~21일 일반 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청약에 약 82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고 24일 공시했다.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서울리거는 오는 25일 목표한 금액만큼 BW를 발행할 계획이다. BW 만기는 3년이며 표면금리는 연 2%, 만기수익률은 연 4%로 결정됐다. 투자자들은 다음달 25일부터 2023년 1월25일까지 주당 1445원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채권에 대한 조기상환 청구는 내년 6월 말부터 가능하다.
몇몇 바이오기업의 임상시험 실패,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코스닥 기업들의 메자닌 발행여건이 이전보다 악화된 가운데서도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기관투자가 의존도가 큰 사모 방식으로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대신 일반 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모로 BW를 찍기로 한 전략이 먹혔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BW는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분리돼 있어 CB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낼 기회가 많다”며 “대량의 신주 발행에도 대주주가 지배력에 타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지분율이 탄탄한 기업이라면 시도해볼만한 조달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리거는 BW 발행으로 확보한 200억원 중 130억원을 2018년 말 발행했던 CB 조기상환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해당 CB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 회사는 나머지 조달금액은 보툴리놈톡신과 필러 등 원자재 구매와 자회사인 에어프레미아에 대한 출자에 쓸 방침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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