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美정부 제재 적법"…또 고개 숙인 화웨이

입력 2020-02-24 15:51   수정 2020-05-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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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시장의 최강자인 화웨이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미국 정부의 자사 제품 사용 금지 결정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위헌 소송이 미국 법원에서 기각됐다. 미국 시장 진출이 요원해졌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연방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은 지난 18일 “연방정부와의 계약은 헌법적으로 보장된 권리가 아니다.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의해 화웨이 제품 구매를 금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화웨이는 작년 3월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2019 NDAA’가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이번 판결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반감은 상당하다. 자국 내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맹국에도 사용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화웨이에 비교적 우호적인 곳은 유럽연합(EU) 정도다. EU는 회원국들이 자체적으로 화웨이의 5G망 구축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일부 허용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화웨이와 미국 정부 갈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최근 미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미국 장비를 이용해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경우 미 정부 승인을 받게 하는 규정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줄면서 화웨이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는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6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줄어들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

브래디 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오프라인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0’이 취소된 것도 화웨이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지난 3년간 MWC의 메인 스폰서를 맡아 왔다. 신제품과 경영 전략 등을 이 자리에서 발표했을 만큼 MWC를 중시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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