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와 온라인 쇼핑몰의 증가 등으로 공실은 늘어나고 권리금은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
25일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상가 평균 권리금은 4276만원이었다. 1㎡당 평균 권리금은 63만3000원이었다. 이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상가 평균 권리금은 몇년 전까지만해도 꾸준히 상승했다. 2015년 4574만원을 거쳐 2017년 4777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18년들어 꺾이기 시작해 그 해에는 4535만원으로 내려앉았고, 작년에는 4276만원까지 밀렸다.
권리금은 상가 등을 빌리는 사람(차주)이 앞에 빌려서 살던 사람(전차주)에게 내는 관행상의 돈이다. 일종의 시설비와 영업권인데, 점포의 수익성 평가의 척도로도 여겨진다. 권리금이 낮아지고 있다는 건 그만큼 장사가 안되는 점포가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상권이 빠르게 쇠락하면서 권리금도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권리금을 포기한 채 점포를 내놓으면서, 알짜 상권에서도 권리금 없는 임대 매물이 급속히 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JTBC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이태원의 '평균 권리금 2억 후반대'라는 대사가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이태원이나 연남동 등 핵심지역에서는 권리금이 없는 '무권리 점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역세권 주변 마저도 공실이 있는 상가들이 즐비할 정도다.
지난해 서울을 포함한 지방 6개 광역시에서 권리금이 가장 높은 지역은 5130만원을 기록한 서울이었다. 다음으로 △인천(3893만원) △부산(3760만원) △광주(3705만원) △대전(3497만원) △대구(3279만원) △울산(2140만원) 순이었다.
상가 권리금이 가장 높은 업종은 5337만원을 기록한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은 4788만원, 도매 및 소매업종은 4464만원으로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부동산 및 임대업(3009만원),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2480만원) 등은 평균 권리금을 밑돌았다
상가들의 장사는 둘째 치고 비어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4분기 전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1.7%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전인 작년 3분기(11.5%) 보다도 올랐다. 서울 중대형상가 또한 공실률이 8%에 달했다. 2006년 하반기(8.3%)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주 52시간 근무로 자영업자들의 업황이 좋지 않는데다, 오프라인 점포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며 "최근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공실이 늘고 권리금이 줄어드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부산, 경남북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가 침체되는 걸 감안해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받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이에 3월, 4월, 5월 3개월의 월세 임대료에 대해 20%의 삭감을 하고자 합니다"라는 건물주의 안내문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산 용호동 W스퀘어에 입주한 상가 입주민과 고통분담을 위해 우선적으로 3개월 임대료 50%를 회사가 부담할 방침이다. 상가 입주민은 3개월 임대료를 최고 4500만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이에스동서는 5억50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25일 오전 9시30분 현재 국내 코로나19관련 사망자는 8명이며, 확진환자는 833명이다. 1만1631명이 검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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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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