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아파트용지, 전매금지…"페이퍼컴퍼니 동원한 응찰 막는다"

입력 2020-02-25 12:37   수정 2020-02-25 12:39


앞으로 추첨 방식으로 공급받은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용지는 계약 후 2년이 경과되더라도 전매가 금지된다.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은 자가 자금 조달을 위해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PFV)에 택지를 전매하려는 경우 해당 PFV의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25일 계열사를 동원한 공공택지 응찰 등 공공택지 공급질서 교란행위를 근절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택지 공급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제도개선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용지 전매 허용범위를 축소하는 등 '택지개발촉진법'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 등은 26일 입법예고한다.

택지를 용도대로 사용할 의사 없이 페이퍼컴퍼니 등 계열사 응찰을 통해 선점한 후, 모회사나 계열회사에 전매하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지속 지적됐다. 이에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공공택지 공급 및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게 됐다. 정부는 응찰자 순위 부여를 통한 자격제한과 계약 후 2년간 전매 제한기간 설정 등을 추진했고, 이번에는 좀 더 강화한 제도를 내놓게 됐다.

우선 주택사업자가 공동주택용지를 낙찰 받았다면 공급계약 이후 2년이 경과하더라도 공급가격 이하 전매행위를 전면 금지한다. 부도 등 법령에 명시된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 외에는 소유권 이전등기 이전까지 전매할 수 없게 된다. 다만 LH가 공급하는 택지의 경우, 정상적 주택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인정된다면 계약 해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마저도 경영상 어려움이 객관적으로 입증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계약 이후 매매대금(중도금, 잔금 등)을 2년 이상 납부하지 못한 경우 등은 LH에 대해 계약 해제 요청이 가능하도록 개선(계약 해제 시 보증금 10%는 LH에 귀속)할 예정이다.

PFV 또한 전매 허용요건이 강화된다. 그동안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은 자가 PFV의 최대 주주인 경우 해당 PFV에 대한 전매를 허용했었다. 이를 통해 자금조달을 지원했지만, 다른 기업집단의 계열사들이 최대 주주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PFV를 사실상 지배하는 등의 악용사례가 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택지 수분양자가 PFV의 과반지분을 확보한 경우에만 해당 PFV로의 전매를 허용토록 했다. PFV 전매 허용요건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제도개선 후, 민간의 제도 활용도와 활용 실태 등을 모니터링(1년)하고 필요시 PFV 전매 특례제도 폐지 등과 같은 추가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주택·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택법' 등 법령 위반으로 인해 영업정지 등 제재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경우 공동주택용지 우선순위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LH가 공급하는 공동주택용지에 대해 추첨 보다는 특별설계 공모를 통한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영한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제도개선을 통해 일부 건설사의 페이퍼컴퍼니 동원 응찰 등 공공택지 공급질서 교란행위가 차단되고, 공공택지 공급체계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제도개선방안 중 시행령 개정사항은 개정안 입법예고(2월26일~4월8일)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상반기 내에 시행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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