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환불에 월급 40%만…저가항공 보릿고개

입력 2020-02-25 15:10   수정 2020-02-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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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서 급여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2월 급여를 40%만 지급한 것이다. 연일 비상경영과 자구책 소식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에어서울은 한때 전 노선 운항 정지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지급 예정이던 임직원의 2월 급여를 40%만 지급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사내 게시판에 이와 관련해 "최소한의 회사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임직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 대표는 "최근 고객 환불 급증과 이로 인한 매출 급감으로 인해 자금운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의 긴급 지원 및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 지원 등의 여러 자구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긴급한 상황을 해소하기에는 시간과 여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미지급된 급여는 빠른 시일에 지급 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데 이어 자회사 에어부산이 자구책 실행에 돌입했고, 에어서울은 사실상 휴업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서울은 다음달 한달간 전 노선의 운항을 중지하고, 모든 직원이 한달간 휴직하게 하는 방안을 한때 검토했으나 실행에는 옮기지 않기로 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 노선 중단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여행 자제 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일제히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항공사별로 임금 반납과 무급 휴직 등을 실시하고 나선 상태나 역부족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토로하고 있다. 일본 여행 수요가 추락하면서 기수를 돌렸던 중국과 동남아 수요가 급감했고, 당분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도 약화된 탓이다.

한 LCC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항공 수요 급감으로 이미 노선의 절반 이상을 축소한 상황"이라며 "이스타항공 뿐 아니라 LCC를 중심으로 유동성이 말라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8일 한창수 대표를 비롯한 전 임원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고, 직책에 따라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공급좌석 기준 중국 노선의 약 79%, 동남아시아 노선의 약 25%를 축소했다. 이에 유휴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직종에 대해 무급휴직 10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무급휴가 범위를 전 직원으로 확대하며 위기대응체제에 돌입했다. 경영진은 임금을 최소 30% 이상 반납하기로 했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진에어 등은 이미 희망·단기 휴직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의 감축을 연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 감축을 4월 말까지로 늘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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