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0대 기업(금융회사 제외) 중 ‘2019년 연결포괄손익계산서’를 공시한 18개사의 법인세비용 합계는 15조3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0조5719억원)보다 15조2202억원(49.8%) 급감했다. 12월 결산 상장사는 전년 실적에 기초해 매년 3월 말 내야 하는 법인세액을 추정하고, 연결포괄손익계산서 ‘법인세비용’ 항목에 기재한다. 각종 공제와 감면 등을 통해 실제 납부하는 법인세액은 기업들이 공시한 법인세비용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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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철강 대표기업들의 법인세비용도 30% 이상 감소했다. LG화학의 법인세비용은 2018년 손익계산서 기준 4207억원에서 2019년 1845억원으로 56.1% 줄었다. 포스코는 1조6707억원에서 1조706억원으로 35.9% 감소했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36.5%)와 조선업 간판 현대중공업지주(-40.4%),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24.5%)의 법인세비용도 전년보다 20% 이상 적어졌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8846억원→9781억원), 현대모비스(5867억원→9200억원), 기아자동차(3127억원→7044억원), 현대글로비스(1899억원→2249억원) 등 4개사는 법인세비용이 늘었다.
세수 감소의 불똥은 지자체로 튀고 있다. 기업이 지자체에 납부하는 법인지방소득세(기업이 법인세 과표의 1.0~2.5%를 지자체에 내는 세금)가 확 줄어드는 게 불가피해서다. 지난해 1517억~4651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걷었던 화성시, 이천시, 수원시, 용인시, 청주시, 평택시 등은 잇따라 ‘초긴축 재정’을 선언하고 올해 예산을 깎았다.
중앙정부의 걱정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법인세가 작년보다 18.7% 덜 걷힐 것으로 봤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법인세수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예상보다 법인세가 덜 걷히는 ‘세수 결손’ 규모가 작년(7조1000억원)보다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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