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마스크 푼다더니…우체국 "3월 초에나 가능"

입력 2020-02-26 17:53   수정 2020-02-27 01:17

정부가 긴급 조치를 발동해 26일 0시부터 전국에서 생산 중인 마스크의 절반 이상(하루 약 550만 장)을 우체국 등 공적 판매채널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날도 시중에 풀린 물량은 극히 적었다. 마스크를 취급하지도 않는 공적 판매처의 웹사이트는 수시로 다운될 정도로 접속자가 몰렸다. 우체국 등은 “정부가 긴급 조치를 발표하기 전 사전 협의는 없었다”며 “다음달 초는 돼야 판매를 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하루 120만~150만 장의 마스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던 우정사업본부는 이날 홈페이지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제조업체와 협의 중”이라며 “다음달 초순부터 판매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물량을 확보하는 게 여전히 쉽지 않다”며 “일단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하나로마트 공영홈쇼핑 중소기업유통센터 약국 등 정부가 공식채널로 지정한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중 어떤 매장에서 팔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실적으로 이달부터 판매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공영홈쇼핑 관계자는 “물량을 확보하더라도 종전처럼 생방송 중 연결된 전화로만 판매할 것”이라고 했다.

전국 4만2000여 곳에 달하는 편의점에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점도 논란거리다. 정부가 일반인의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을 판매처에서 제외해서다. 정부는 이날 오전으로 잡혀 있던 편의점업계와의 마스크 수급회의를 막판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약국을 공적 판매처로 신규 지정했는데 약국 수는 편의점의 절반에 불과하고 가격 역시 제각각이어서 국민 불편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공적 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를 1인당 5장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50장짜리 1세트의 10분의 1 수준이다.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3월 이전이라도 신속하게 소비자들에게 갈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마스크 대책을 보고받은 뒤 “마스크를 정부가 구입해서 전달한다는 것을 국민이 분명히 알게 해야 한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스크가 마트에 있는지 공무원이 직접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필요할 때 살 수 있다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 달라. 체감이 되게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조재길/안효주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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